[연구논문-참여교수] 이창언, 2020, 부산 매축지마을의 도시생활사적 의의 N
No.611180▶ 저자 : 이창언
▶ 논문정보 : 2020, 부산 매축지마을의 도시생활사적 의의, 한국민속학72, 82~112.
▶ 초록 : 일제강점기 동안 부산진 매축공사로 조성된 매축지마을은 굴곡진 한국의 근현대사의 노정을 잘 반영하는 도시의 공간이다. 이곳은 식민지, 전쟁, 가난, 산업화, 민주화, 경제위기, 양극화로 이어진 평탄하지 못했던 한국 근현대의 경험과 기억을 고루 살필 수 있는 공간인 동시에, 부산의 매립지, 특히 이곳에서 생성된 특유의 질곡에 관한 경험과 기억이 축적된 공간이다. 이곳의 근현대에 반영된 문화사를 통해서, 시기별 상황의 질곡을 벗어나려는 주체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들에 의한 재영토화는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가난과 불법 그리고 재난으로 점철된 공간의 이미지에 대한 외부의 부정적인 시선을 의식할 겨를 없이 근면과 자조적 노력을 통해 열악한 상황을 벗어나려 했던 노력과, 자본에 의한 공간의 대체가 아닌 작은 삶의 실천을 통해 개선을 지향하려는 노력은 번번이 좌절되었다. 이곳에서 주체에 의한 재영토화의 좌절은 이 공간의 삶을 경험하지 않은 대다수 사람의 삶에 조율한 공공의 정책에서 비롯되었다. 주체들의 소박하지만 의미 있는 노력이 사회적 이해관계를 저해하는 분열적 흐름으로 인식되어 탈주선 없는 질곡이 되지 않게 하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속적인 과잉축적의 산물로서 창조와 파괴를 거듭하는 자본주의 도시화에 대한 대안으로 자본축적의 속도를 늦출 필요성에 대한 관심과, 기업주의 도시에 의한 문화적 전환으로써 공간의 재생과 활용을 모색하는 사업의 방식에 대한 심층적이고 총체적인 성찰을 통해 사업, 사업주체, 지역민 사이의 괴리를 메우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런 점에서 매축지마을을 통해 살펴 본 근현대의 도시생활사는 양극화의 문제에 직면한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